버크셔 해서웨이가 뒤처지는 이유, 유동성이 보여주는 시장의 본질

버크셔 해서웨이가 뒤처지는 이유, 유동성이 보여주는 시장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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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엔 그냥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꽤 중요한 흐름이었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S&P 500 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메가캡 기술주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돈다. 하지만 이 현상 뒤에는 글로벌 유동성, 금리 기조, 달러 흐름이라는 거대한 매크로 흐름이 숨어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어디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면 ETF 시장뿐 아니라 비트코인 현물 ETF(Bitcoin Spot ETF)가 왜 기관 자금을 빨아들이는지도 선명해진다. 이 글은 그 연결 고리를 풀어본다.

버크셔가 뒤지는 것, 단순히 기술주 강세의 문제가 아니다

버크셋 해서웨이는 전통적으로 금융, 에너지, 소비재 같은 방어적 자산에 무겁다. 반면 S&P 500은 최근 몇 년간 매그니피센트 7(일명 ‘매그세븐’, Magnificent Seven)이라 불리는 메가캡 기술주들—예컨대 Apple, Microsoft, Nvidia, Tesla 등—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이 정도면 흔한 설명이다.

그런데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왜 기관 투자자들은 이렇게 기술주에 집중할까? 왜 방어 자산은 외면받고 있을까?

답은 금리 환경에 있다. 현재의 금리 기조에서 저금리 혹은 제로 금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가득하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정책 기조를 보면,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었고, 이것이 명시적으로 멈추지 않은 상태다. 장기 금리도 변동성을 보이지만 대체로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 환경은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Present Value)를 높인다. 즉, 먼 미래의 수익을 거두는 기술주들의 평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반면 높은 배당금을 주거나 즉각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는 방어 자산들은 매력도가 낮아진다. 버크셔의 막대한 현금 보유(최근 약 350억 달러대)는 이런 저금리 환경에서는 ‘낮은 수익률의 짐’으로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현재 금리 환경은 기술주의 ‘미래 가치’에 유리하고, 방어 자산의 ‘현재 수익률’에는 불리하다. 이것이 버크셨이 뒤지는 근본 이유다.

그렇다면 달러는? 미국 달러의 강세는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또 다른 유리함을 가져온다. 미국 기술 기업들은 글로벌 수익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받는다. 달러 강세는 이들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환 환산 손실을 줄여준다. 반면 국내 중심의 금융, 유틸리티 같은 버크셨 관련 자산들은 달러 강세 혜택이 상대적으로 작다.

기관 자금의 대이동, ETF 플로우가 보여주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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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ETF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액티브 관리형 펀드에서 패시브 추적형 ETF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이다. 특히 광범위한 지수(Broad-based Index)를 추적하는 대형 ETF들, 예컨대 SPY(S&P 500 추적), QQQ(나스닥 100 추적) 같은 상품들에 기관 자금이 집중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플로우가 순환적(Cyclical)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버블 기간에는 ‘펌프 앤 덤프’ 식의 일시적 폭증 후 빠져나가기가 반복되었다. 그런데 이번 기술주 중심 지수 추적 ETF의 유입은 좀 더 ‘구조적’으로 보인다. 즉, 기관 투자자들이 장기 배치 자산으로서 메가캡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것은 역설적이게도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기관 투자자들이 ‘인덱싱’과 ‘추적’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자산 배분의 논리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좋은 회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큰 흐름에 탈 수 있는 자산 종류’를 택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비트코인도 이런 맥락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TF 플로우를 추적하면 기관 투자자들의 ‘믿음’이 어디에 집중되는지가 드러난다. 지금 그 믿음의 중심은 메가캡 기술주와 신흥 자산 카테고리다.

가치투자의 쇠락일까, 아니면 재정의일까

워렌 버핏은 ‘가치투자’의 상징이다. 저평가된 자산을 찾아 장기 보유하는 전략으로 수십 년간 초과 수익을 거뒀다. 그런데 최근 버크셨의 언더퍼폼은 ‘가치투자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이것은 ‘가치투자 자체의 실패’라기보다는 ‘가치의 정의가 바뀌었다’는 해석이 더 정확해 보인다. 버크셍이 찾는 가치—저평가된 현금흐름, 높은 배당률, 강한 자산 기반—는 여전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는 달라졌다. 현재 시장이 높이 사는 것은 ‘미래 기술 우위’, ‘네트워크 효과’, ‘스케일 경제’다.

이는 금리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AI 혁명, 클라우드 컴퓨팅, 생명공학 같은 구조적 변화가 장기 수익 전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Nvidia는 현재 이익 대비 엄청난 가격을 받고 있지만, AI 칩 수요의 구조적 증가에 베팅하는 시장의 논리가 있다.

버크셤은 이런 구조적 변화에 베팅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 그래서 현금을 쌓고 있고, 그 결과 저금리에서는 ‘액화된 기회 자산’이 아니라 ‘수익을 못 버는 자산’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전통 금융과 크립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이유

이 흐름을 이해하면, 비트코인 현물 ETF가 기관 자금을 빨아들이는 이유도 명백해진다. 전통 금융 기관들이 ‘신흥 자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수익률 추구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구조 재편’이다.

기존에는 크립토를 ‘과도하게 투기적’이라고 봤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도입으로 기관 투자자들은 ‘법 규제 가능한 방식’으로 이 자산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약세 헤지’, ‘인플레이션 헤지’, ‘포트폴리오 상관계수 다각화’ 같은 합리적 이유로 비트코인을 배치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이 ‘크립토가 주류화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전통 금융의 자산 배분 이론이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자산 배분의 주축이 ‘주식, 채권, 현금, 부동산’이었다면, 지금은 여기에 ‘기술주의 비중 상향’, ‘신흥 자산군 추가’라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금리가 조정될 때 무엇이 바뀔 것인가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정상화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현금의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올라간다. 즉, 현금 보유의 손실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는 버크셰이어의 현금 보유 자세를 더 정당화할 수 있다. 동시에 고금리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를 낮춘다. 즉, 성장주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이 항상 ‘저금리 환경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역사적으로 연방준비제도는 경기 둔화 신호가 보이면 금리 인하로 돌아선다. 즉, ‘일시적 금리 상승’ 후 ‘다시 저금리’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이 불확실성이 시장을 더 ‘메가캡 중심’으로 몰아간다. 기관 투자자들은 ‘확실한 경향'(메가캡의 스케일과 현금창출 능력)에 베팅하고,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가치주나 소형주는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관 자금 재편과 ETF 구조의 변화

최근 ETF 시장의 변화를 보면, 단순히 ‘큰 지수 추적 ETF가 인기다’라는 것을 넘어, 더 세밀한 전략적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기술주 추적’이라고 해도 QQQ(나스닥 100)와 별도의 나노캡 기술주 ETF는 다르다. 기관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목표에 따라 여러 ETF를 조합하고 있다. 이는 ‘기관 투자자의 자산 배분 접근이 더 정교해졌다’는 신호다.

또한 주목할 점은 섹터 로테이션(Sector Rotation) 현상도 보인다는 것이다. 에너지, 금융 같은 섹터는 특정 금리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메가캡 기술주와 그 주변 자산들’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와중에 비트코인 현물 ETF는 ‘무섹터’ 자산으로서 기관 포트폴리오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전통 금융의 어느 섹터와도 높은 상관계수를 가지지 않으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동성과 달러의 역할

이 모든 현상의 중심에는 글로벌 유동성(Global Liquidity)이 있다.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QE, 양적완화)으로 시작된 흐름이, 현재도 명시적으로 ‘빠져나가지’는 않고 있다.

미국 달러의 강세는 이 유동성의 한국 측면이다. 달러 강세는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특히 미국 기술주는 글로벌 성장 베팅의 통로가 된다. 일본 엔(JPY) 약세, 유럽 유로(EUR) 약세 속에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달러화 자산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런 환경에서 버크셰이어의 언더퍼폼은 불가피해 보인다. 버크셴은 미국 국내 자산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고, ‘방어적’이며, ‘저성장’이 특징이다. 반면 시장이 원하는 것은 ‘글로벌 성장’, ‘기술 우위’, ‘미래 현금흐름’이다.

FAQ: 자주 묻는 질문들

Q1. 버크셨의 언더퍼폼이 영구적일까?

A: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보장할 수 없다. 금리 환경, 달러 추세,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상대 수익률은 변할 수 있다. 다만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Q2. 그럼 S&P 500 ETF를 그냥 사면 되지 않을까?

A: S&P 500 ETF는 현재 메가캡 비중이 매우 높다(상위 10개 종목이 지수의 약 30% 이상). 이것이 ‘기회’인지 ‘위험’인지는 본인의 시간 지평과 위험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 분산을 원한다면 여러 자산군 조합을 검토하는 게 맞다.

Q3. 비트코인 현물 ETF는 왜 기관 자금을 끌어들일까?

A: 법 규제 가능한 구조,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계수, 인플레이션 헤지 가능성이 이유로 작용한다. 다만 이것이 ‘비트코인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

Q4. 금리가 올라가면 상황이 역전될까?

A: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현금 가치와 방어 자산의 매력도가 올라간다. 다만 ‘일시적 상승’인지 ‘장기 트렌드’인지 판단이 중요하다.

결론: 큰 그림이 바뀌면 개별 자산도 따라간다

버크셤 해서웨이의 언더퍼폼은 단순한 ‘투자 전략의 성공 또는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글로벌 금리 기조, 달러 강세, 기술 혁명, 기관 투자자의 자산 배분 패러다임 변화가 만든 ‘구조적 현상’이다.

ETF 시장을 통해 이 흐름을 관찰하면, 기관 투자자들이 ‘어디에 베팅하고 있는지’가 명확해진다. 메가캡 기술주, 신흥 자산(비트코인 포함), 성장성 높은 섹터로의 쏠림이 그것이다. 동시에 전통적인 방어 자산과 가치주는 외면받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것이 ‘가치투자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가치’의 정의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현재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는 더 이상 ‘높은 배당률’이나 ‘낮은 PER’이 아니라 ‘미래 성장성’과 ‘기술 우위’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구조를 재편하면서, ‘전통 금융 자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크립토는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자산 배분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금리 정책, 달러 추세, 기술 발전이라는 세 가지 거대 흐름이 계속 현재의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한, 이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흐름들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큰 그림이 바뀌면 개별 자산도 따라간다. 방향을 읽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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