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중동과 유럽 외교에서 달라진 것들

트럼프 2기, 중동과 유럽 외교에서 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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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제목만 보면 단순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좀 복잡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해방 작전을 추진하고, 이란 원유 수출에 압박을 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나선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미국의 전통적 외교 복귀처럼 보이지만, 실제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바이든 행정부와는 결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군사력 투사 방식과 경제 제재의 조합입니다. 과거에는 다자협상이나 동맹국 협의를 먼저 거쳤다면, 지금은 일방적 조치를 먼저 취하고 나중에 조율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 과정에서 원유 가격, 해운비,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흔들리고 있고,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옵니다.

정파적 판단은 접어두고, 지금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숫자와 구조로 정리하겠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작전은 왜 다시 나왔나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약 21%가 통과하는 지점입니다. 하루 평균 1,700만 배럴이 이 좁은 해협을 지나갑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과거 이 지역에서 외국 선박을 나포하거나 억류하는 방식으로 자국 입지를 강화해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외교적 접근과 이란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며 직접 충돌을 피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국방부는 해군 구축함과 해병 원정군을 페르시아만에 추가 배치하고, 억류된 선박의 강제 해방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실제로 1월 말부터 미 해군 5함대는 호르무즈 인근에서 함정 운용 빈도를 늘렸고,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고속정과 근접 조우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이 움직임이 단순 억지력 과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 재무부는 동시에 이란 석유화학 기업 12곳과 중국·UAE 소재 중개상 8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이란 원유 수출량은 제재 이전 월 150만 배럴에서 80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고, 이란 정부 재정 수입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습니다.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를 동시에 가동하면서, 이란이 대응 수단을 꺼내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그 전에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 미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

한국 입장에서는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째, 원유 가격 변동성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3~7달러씩 급등했습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고, 연간 수입액이 약 900억 달러입니다.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르면 연간 수입 비용이 45억 달러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둘째, 해운비입니다. 보험사들은 이 지역 통과 선박에 대해 전쟁위험보험료를 인상합니다. 실제로 2월 초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의 보험료는 톤당 0.08달러에서 0.14달러로 75% 올랐습니다. 이 비용은 최종적으로 정유사와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이란 제재 재강화, 실제 효과는 어디까지인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당시 이란 원유 수출은 하루 250만 배럴에서 40만 배럴까지 급감했고, 이란 통화 리알화 가치는 70% 폭락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간접 협상을 시도했지만, 실질적 진전 없이 임기를 마쳤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제재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집행 방식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란 정부 기관과 금융사를 주로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원유 중개상, 해운사, 보험사, 심지어 석유 대금 결제에 관여한 암호화폐 거래소까지 제재 대상에 넣었습니다. 특히 중국 산둥성과 저장성에 위치한 독립 정유사(teapot refinery)들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 기업 7곳을 2차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실제 효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 해운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발 유조선의 AIS(자동식별장치) 신호 끄기 비율이 1월 62%에서 2월 83%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제재 회피를 위해 선박 추적을 차단하는 이른바 ‘다크 플릿(dark fleet)’ 운용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런 선박들이 노후 유조선이 많고, 보험 가입 비율이 낮아 해양 오염이나 충돌 사고 위험이 크다는 점입니다.

한국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를 직접 수입하지 않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 전체가 공급 축소 신호에 반응하면서 가격이 오르면 간접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한국 선사들이 중동 항로를 운항할 때 이란 영해 인근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 인상과 항로 우회 비용이 발생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실제 협상력은 있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취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실제로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특사를 파견했고, 젤렌스키 대통령 및 푸틴 대통령과 각각 통화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협상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가장 큰 차이는 군사 지원 조건화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월 평균 20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고, 조건 없이 전쟁 지속을 지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지원을 협상 테이블 복귀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2월 중순 미 의회에 제출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은 기존 120억 달러에서 65억 달러로 축소됐고, 그마저도 “협상 진전 시 집행”이라는 단서가 붙었습니다.

유럽 동맹국 반응은 엇갈립니다. 폴란드와 발트 3국은 미국의 군사 지원 축소가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 중재를 통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의 주도권을 존중하되, 유럽도 독자적 안보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은 협상으로만 끝난다. 문제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협상을 주도하느냐다.” —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인터뷰

한국에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간접 효과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심화됐고, 이는 LNG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LNG 수입 세계 3위 국가이고, 전력 생산의 약 30%를 LNG에 의존합니다. 전쟁이 협상으로 마무리될 경우 유럽의 에너지 수요 구조가 재편되고, 글로벌 LNG 가격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맹국 방위비 증액 압박은 어떻게 작동하나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외교 축은 동맹국 방위비 분담 확대입니다. 나토 회원국에는 GDP 대비 국방비 2% 달성을 넘어 3%까지 요구했고, 한국과 일본에도 주둔 미군 경비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약 1조 4,000억 원을 지불했는데, 미국 측은 이를 두 배 가까이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는 단순히 액수만 논의되는 게 아닙니다. 비용 항목의 범위 확대가 핵심입니다. 기존에는 주한미군 한국인 인건비, 기지 건설비, 군수 지원비가 주된 항목이었지만, 미국은 전략자산 순환 배치 비용, 역내 훈련비, 심지어 인도-태평양 전역 미군 작전비 일부까지 한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본은 이미 연간 약 80억 달러 상당의 주일미군 경비를 부담하고 있고, 추가로 기지 확장과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독일은 나토 기준 2%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았고,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18% 증액했습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위비 분담금이 두 배로 늘면 연간 추가 지출이 1조 원을 넘고, 이는 다른 예산 삭감이나 세수 확보로 메워야 합니다. 동시에 안보 동맹 유지라는 전략적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어느 선까지 수용할지가 관건입니다.

에너지 가격과 환율, 연쇄 반응은 어떻게 나타나나

중동과 유럽의 지정학적 긴장은 결국 에너지 가격으로 수렴됩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원유 선물 가격은 즉각 반응합니다. 2월 셋째 주 WTI는 배럴당 76달러에서 82달러로 8% 상승했고, 브렌트유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도 메가와트시당 35유로에서 44유로로 올랐습니다.

한국은 원유와 LNG 모두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런 가격 변동이 바로 무역수지와 물가에 반영됩니다. 에너지 수입액이 늘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고,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집니다. 실제로 2월 중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에서 1,340원대로 올랐고,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1.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특히 정유, 화학, 철강처럼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직접 타격을 받습니다.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에서 5달러로 떨어졌고, 화학사들은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비자 물가도 영향을 받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운송비 상승으로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도 동반 상승합니다. 한국은행은 에너지 가격이 10%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0.4%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지금 이 외교 전략이 지속 가능한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은 단기 효과는 뚜렷하지만, 중장기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따릅니다. 군사력과 경제 제재를 동시에 가동하는 전략은 상대국에 즉각적 압박을 가하지만, 동맹국과의 조율 부족으로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는 미국의 일방적 결정에 반발하며 독자 노선을 모색하고 있고, 중동 국가들도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란 제재 효과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란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암호화폐 결제, 물물교환, 제3국 중계 무역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이란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란에 무기 부품과 기술을 제공하고,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과 탄약을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우크라이나 협상도 순조롭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점령지 유지를 전제로 한 협상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고,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보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지만, 양측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단기간 내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한국으로서는 이 모든 변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대비한 전략 비축유 확대, 방위비 협상에서 재정 부담 최소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출 전략 조정 등이 필요합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안보와 경제 이익을 동시에 지키는 게 과제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이 오나?

원유 가격 상승과 해운비 인상이 직접적 영향입니다. 한국은 연간 약 900억 달러어치 원유를 수입하는데,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르면 수입 비용이 45억 달러 증가합니다. 해운 보험료도 톤당 0.06달러 이상 오르면서, 정유·화학 업종 원가가 상승하고 최종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란 제재 강화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 실제 효과가 있나?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란 원유 수출량이 월 150만 배럴에서 80만 배럴로 줄었고, 이란 정부 재정 수입도 34%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암호화폐와 물물교환으로 우회 거래가 이뤄지면서 중장기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미국 방위비 증액 요구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협상 테이블에서 비용 항목과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게 핵심입니다. 단순히 총액만 늘리는 게 아니라, 어떤 항목에 얼마를 쓸지 투명하게 합의해야 재정 부담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안보 동맹 유지라는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현실적 타협선을 찾는 게 필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전략은 빠르게 작동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어디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중동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유럽에서는 협상 주도권을 두고 미국과 유럽 사이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에너지 안보, 무역 수지, 방위비 협상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합니다. 단기 뉴스 헤드라인에 휘둘리지 말고, 구조적 변화가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보는 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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